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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제일고] 나 아닌 누군가에게...

by 信泉 2018. 9. 21.

나 아닌 누군가에게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기에 이웃이라는 그늘과 함께 同行(동행)을 노래한다. 

때론 징검다리가 되기도 하고 무섬마을의 외로운 나무다리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같은 돌이 대청마루 밑 봉당에 놓여 있으면 디딤돌이요 마당 한복판에 있으면 걸림돌이다.

또한 같은 집안의 돌이지만 석수의 손을 거친 다듬이돌은 어머니의 방망이질에 평생 두들겨 맞으며 리듬으로 노래한다. 불평 한 마디 없이 오늘도, 내일도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틀 속에서 나의 자리가 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 아니면 다듬이돌인가? 

주변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존재로서의 동행을 노래하며 소임을 다하고 있는지

비가 오는 아침 창밖을 보며 나에게 물어본다.

 

입술의 달콤한 말로 상대를 설득하는 사람은 3년이 지나면 끝이 나고

마음의 진솔함으로 상대를 대하는 사람의 말은 어눌하지만 30년을 갈 수 있다.

때론 나의 한 마디가 상대방의 굳은 마을 설득하기에 부족하고 힘겨울지라도

가슴속으로 부터 우러나오는 진솔한 인간의 향기가 나 아닌 누구를 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별 생각없이 내 뱉은 한 마디 말로 인해 舌禍(설화)를 입은 유명인들도 있지 않은가

주변을 바꿀 수 있는 향기로운 언어와 진솔하고 포근한 마음 씀씀이가 나로 부터 시작되길 기원하며

어릴적 아버님께 들었던 三思一言(삼사일언, 세번 생각하고 한 마디를 하라)을 기억한다.

 

나 아닌 누군가와 하나되는 아름다움은

첫째, "마주 보기"에서 시작된다. 진실한 대화는 마주 볼 때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둘째, "멀리 보기"에서 시작된다. 다툼의 요인들은 대체로 가까운 곳, 사소한 것에서 부터 출발한다. 따라서 멀리 볼 수 있는 사람은 작은 일에 얽메이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 "함께 보기"이다. 나 중심의 닫힌 생활이 일상화되어 버린 세대들에게 함께 세상을 바라 볼 수 있는 기회는 정금같이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함께 보기는 보이지 않던 것을 볼 수 있고, 다른 모습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태여 하나를 더 보탠다면 "모두 보기"이다. 내가 필요한 것만 선택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좌와 우를 골고루 보는 모두 보기의 시각이 필요하다.

나는 오래전부터 눈을 좌우로 움직이는 좌안 외전 신경의 장애로 인해 좌측을 잘 볼 수 없는 처지이다. 그래서인지 어쩔 수 없이 우측으로만 봐야 하는 우파?가 되어 버렸다. 좌우 모두를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