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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기를 찾고 찾았는데...

信泉 2020. 10. 14. 13:14

# 예기치 못한 사고

2014년 학교에서 현장체험 학습을 가다가 예기치 못한 사고가 났다. 그 사고의 후유증은 많은 상처를 남겼고 그로 인해 학교 주변 동네에 살던 주민들은 이 학교의 교장은 무능하고 학교 경영과 위기 관리 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형편없는 지도자라고 질책했다.  특히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교장을 잘 아는 아주머니 한 사람이 교장실에 수시로 들어와 학교일에 간섭을 하고 금전적으로도 학교에 해를 끼치고 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일부의 사람들은 이 소문을 듣고 해당 학교는 부정부패가 너무 심하여 악취가 진동하고 있기에 교장을 내쫓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학교로 바꾸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하여 학교 앞 넓은 공터에 주민들은 삼삼오오 지팡이에 머리띠를 두르고 모이기 시작했고 그 모이는 숫자는 갈수록 늘어만 갔다. 날이 갈 수록 주변 동네의 사람들이 모여 들었고 부패한 교장을 그냥 둘 수 없다고 소리치는 무리들의 면면을 보니 생전 시위라고는 해 본적이 없는 본 초보 시위꾼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시위대 중간 중간에 낯익은 시위꾼들이 여럿 섞여 있는 것이 보였다. 단순히 학교 경영을 똑바로 하라고 했던 작은 시위가 낯익은 전문가들의 손을 거치면서 새로운 양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급기야 수많은 사람들이 학교 앞 공터에서 학교 운동장으로 진입하게 되었고 학교를 향한 원망의 목소리는 점차 높아져 하늘을 울리는 듯 했다. 그로 인해 교장은 일사천리로 진행된 징계위원회에서 자신의 입장을 제대로 변호해 보지도 못한 채 해임되었다.

 

# 새 교장의 부임

 시간은 흘렀고 성난 주민들이 환호하던 새 교장이 부임했다. 그 교장은 왠지 낯이 익었다. 아~ 지난 번 학교 앞에서 시위할 때 가장 앞에서 있었던 그 사람이었다. 참으로 묘한 인연이었다. 야외에서 펼쳐진 학교장 취임식에서 민주주의를 몸소 실천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학교를 경영하겠다고 취임사에서 강조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토록 공정한 세상을 부르짖고 꿈꾸었던 교장이 자기와 친하게 지내던 몇 몇을 측근으로 임명했고 주민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새로운 불통의 학교를 경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간부는 자녀의 대학 입학을 위해 상장을 받는 과정에서 무리수를 뒀다가 손가락질을 받고 있고 또 다른 간부는 아들 문제를 지적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막말을 하여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더군다나 어떤 직원들은 업무 시간에 재산 증식에 눈이 멀어 이름도 생소한 깜깜이 주식 투자를 한 일이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참 걱정이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온통 나라가 난리통인데 고집센 교장은 선량한 학생들의 교육에 관심을 두기보다 BTS에 관심을 두는 것 같아 더 안타깝다.  지역 주민들의 대부분은 교장이 지역 편향적이고 소통이 부재하며 이웃 동네에 있는 난폭한 세습학교의 어린 교장에게 너무 굽신거린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 이웃 동네 난폭한 학교에 이런 저런 이유로 학교 공금 상당액을 빌려 주었는데 갚을 때가 되어 원금이라도 갚으라는 공문을 보내도 고집센 어린 교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콧방귀도 안 뀌는 듯 하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재난 상황 속에서 학교는 힘들고 어려운데 현실과 다르게 모든게 잘 되고 있다는 교장의 자신감 넘치는 앵무새 같은 주장에 학교를 걱정하는 생각이 깊은 사람들의 표정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 꽃향기는?

자고로 자신에게 맡겨진 직책과 면도날은 누구에게나 가장 공정하고 바르게 사용될 때 빛나고 아름다운 것이다.  

그토록 애타게 찾고 맡아보고 싶은 꽃향기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혹시 내 생에 영영 맡을 수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