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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산 정상에서
信泉
2020. 3. 4. 15:10
코로나19 상황에서 방콕도 무척 힘이든다.
원주시청 뒤 봉화산을 오르며 상념에 잠겨본다.
혼자만 오르겠거니 했는데
많은 이웃들이 여유롭게 오른다.
마스크로 무장한채 서로를 배려한 듯
자연스레 일정한 간격이 유지된다.
격낭의 시간 속에 아들 내외의 무조건 호출
피난민처럼 어쩔수 없이 학교 못가는 손주들과
콩볶듯 부대끼며 나날을 채워가고 있다.
자식은 애비 걱정하나 나는 자식들이 더 걱정이다.
날마다 환자들을 대하는 이비인후과, 정신과 의사들인 너희들이 나보다 더 위험하단 말이다.
만약 너희들이 감염되었을 땐 뒷일을 어떻게 수습한단 말인가...
정신과 입원 환자는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이며
몸이 아파 찾아오는 수많은 환자들은 어디로 간단 말인가?
하루 하루가 살얼음판이다.
이 난국이 언제쯤 수습이 될런지
진료의 일선에 선 의사가 마스크 구입을 위해 동분서주 해야 하고
몇 장의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행렬을 접하노라면 왠지 씁쓸하다.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구구절절 가슴 아픈 사연들이 남의 일만이 아닌 걸 보면
늙긴 늙었나 보다. 휴~ 긴 한숨 속에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슴 한 켠을 후벼파는 듯 아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