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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제일고] 호랑이와 사자를 만난 날
信泉
2018. 10. 7. 20:27
백수(百獸)의 왕 사자와 천하를 주름잡는 호랑이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 무서운 눈매와 날카로운 발톱
호랑이 이마에 드러난 검은색 무늬는 왕(王)자 형상
숫사자의 더벅머리는 권위를 상징한 듯 언제 봐도 늠름하다.
그런데 오늘 만난 호랑이와 사자가 측은하게 여겨짐은
내가 강함도 세상이 변함도 아닌 유리틀 속에 갇힌 채
소리없는 절규를 쏟아내는 박제된 위용이었기 때문이다.
오늘 나의 모습이 생명력을 잃은 박제된 모습은 아닐까?
내가 있는 자리에서 맡겨진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피노키오처럼 살아가지는 않는지
과거의 용맹과 화려함을 자랑하며 오늘 생명력이 없는 박제된 호랑이로 바뀐건 아닌지
부족한 것만 보이는 삶의 자리 일지라도 박제된 맹수보다 못할게 무언가
나약하지만 생명력을 지닌 채 맡겨진 소임에 충실한 오늘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