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제일고] 참고 참았는데 한 마디 할 수 밖에...
본 블로그에는 가급적 정치 지향적이나 타인을 비판하는 글을 쓰지 않을려고 했다.
왜냐하면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고 블로그를 방문하는 이들에 대한 작은 배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왜? 그것은 교육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 침묵은 미래 세대에 대한 범죄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며칠 전 교육부장관 내정자에 대한 소식을 접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예전에 잘 몰랐다. 혹 언론을 통하거나 국회 요구자료를 통해 접해 본 것으로는 매우 독특하고 즉흥적이며 사려가 깊지 못한 성품의 소유자 일 것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었다.
과연 미래 세대의 교육을 책임질 사람이 그리도 없어서 이런 사람을 내정했을까? 최소한 교육부장관에 대한 인사 만큼은 검증되고 미래를 위해 판단하고 정책을 입안할 수 있는 식견의 소유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웹 상에서 떠도는 어느 대학교 동양철학과를 졸업했다고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과연 국회의원 보좌관 몇 년 한 것이 교육부장관의 업무에 바탕이 될까? 국회의원 재선하면서 교문위에 소속되어 있었다고 전문성이 있다는 발상, 더 가관인 것은 어릴적 꿈이 교사였다는 주장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들 뿐이다. 이 땅에 어릴적 꿈이 교사 아니었던 사람이 몇 명 있을까? 유치원 다니는 어린 손녀는 간호사가 꿈이라고 하는데 그럼 나중에 보건복지부 장관 시켜야 하는가?
꿈은 꿈일 뿐이고 현실은 현실이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구분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곳곳에서 베어나온다. 평생을 교육을 위해 헌신하고 현재도 끊임없이 혁신하고 미래를 위해 고민하는 이들이 무수히 많다. 그런데 저들의 수첩에는 명단이 하나도 없을까? 내사람 챙기고, 내동지 한 입주고, 내 측근 한 자리 줄려니, 인물난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 평생을 교육에 몸담고 변화를 위해 몸부림쳤던 수 많은 교육 가족들은 모두 적폐뿐이란 말인가?
과거 정권에서도 교육에 문외한 들이 저질러 놓은 혼란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데 또 구습을 따르겠다니 한 없이 서글프다.
정년을 단축하여 한 사람 퇴직하면 젊은 교사 두 사람 임용한다던 허무맹랑한 발언의 주인공도 다시 등장했고 학교에 있는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고자 했던 발상의 소유자들이 전면에 등장하니 다음에 올 대혼란은 누구에게 수습을 맡길 것인가?
현재 우리에게 드리워진 과거 열린교육의 후유증도 가시지 않았고 자유학기제의 혼란과 대입제도의 하루 아침 변화도 고등학교 교육 현장을 힘들게 하는데 또 어떤 정책과 미래 가치로 포장된 멋진 구호들이 난무할 것인지 교육계를 떠날 시점이 다가오는 나에게는 가슴 아픈 현실로 다가온다.
아픔을 간직하면 병이되고 병을 오래 참으면 중병으로 발전될 것이다. 부디 정치의 꼭지점에 있는 그대들이 넓게 보고, 멀리 보는 혜안을 가지길 바랄 뿐이다.
<아래 사진은 중앙 현관 앞의 부레옥잠과 어제 밤 10시에 본 본관 2층의 작은 쉼터>